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디카시의 생태학적 상상력과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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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80회 작성일 25-06-08 17:24본문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 녹색성장 기본법(약칭: 탄소중립기본법 )」의 제1조(목적)은 “이 법은 기후위기의 심각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하여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위기 적응대책을 강화하고 탄소중립 사회로의 이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경제적ㆍ환경적ㆍ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며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의 육성 ‧ 촉진 ‧ 활성화를 통하여 경제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현재 세대와 미래 세대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생태계와 기후체계를 보호하며 국제사회의 지속가능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며 제2조(정의)에서 기후변화와 기후위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기후변화는 “사람의 활동으로 인하여 온실가스의 농도가 변함으로써 상당 기간 관찰되어 온 자연적인 기후변동에 추가적으로 일어나는 기후체계의 변화를 말한다.”이며 기후위기는 “기후변화가 극단적인 날씨뿐만 아니라 물 부족, 식량 부족, 해양산성화, 해수면 상승, 생태계 붕괴 등 인류 문명에 회복할 수 없는 위험을 초래하여 획기적인 온실가스 감축이 필요한 상태를 말한다.”이다.
한국도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위기로 인한 폐해를 인식하고 2022년에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한 것이다. 이는 세계적인 추세로 기후위기에 대응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국가 발전을 이룰 수 없다는 심각한 인식의 반증이다.
기후위기는 한국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세계적 현상이라는데서 더욱 심각한 국면이다. 2015년 파리에서 개최된 COP21(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행사에서 발표한 파리협정은 약 200개국이 파리 기후 협정에 서명해 지구 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로 제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세계기상기구(WMO)는 2024년 세계 평균 기온 상승이 산업화 이전(1850년~1900년)보다 1.55°C 상승했다고 밝혔다. 예측보다 빠른 속도로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초래함으로써 당장 국가나 가정의 경제 시스템에도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다. 재해가 빈발하게 일어나면서 과도한 복구 비용이 소요되고,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해안 도시의 침수와 그로 인한 폐해는 천문학적인 손실을 유발하고 생존의 터전마저 붕괴하는 것이 현실로 닥칠 수 있다. 또한 농업 시스템의 붕괴로 식량 문제도 발생하며 농산물 가격 폭등 등 가정경제에도 치명적 악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2023년과 2024년 2년 동안의 기온 급등 현상이 일시적인지 아니면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인지에 집중 조사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오늘의 기후위기는 산업화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온실가스 방출로 인한 지구 온난화 때문임은 주지하는 바이다.
기후위기는 몇 가지 원인에 기인한다. 첫째, 석탄 ‧ 석유 ‧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증가 때문이다. 둘째, 급격한 도시화로 산림이 대량 파괴함으로써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산림의 기능이 축소되기 때문이다. 셋째 식생활의 육식 선호로 대규모 가축을 사육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메탄과 아산화질소와 같은 온실가스를 대량 방출하기 때문이다. 넷째, 시멘트, 철강, 화학 제품 등의 생산도 온실가스 방출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다섯째, 인구증가의 가속화로 매립지에서 대규모 유기 폐기물을 처리하며 발생하는 메탄가스도 무시할 수 없는 온난화의 요인이다.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그래서 국가나 가정에서 재생 에너지원의 사용을 확대해야 하고, 친환경적 마인드로 에너지 효율성을 향상시키며 폐기물 관리 개선 등에 대해 파리 기후 협정의 정신에 따라야 한다. 한국도 다국적 협력 시스템 속에서 최소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법」이라도 지속적으로 실행해 나갈 수 있도록 범국가적 캠페인도 펼쳐 나가면서 기후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개개인의 정신무장과 인식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위가 당신을 먼저 죽일 것이다!(The Heat Will Kill You First)』 의 저자는 미국의 기후 저널리스트 제프 구델이다.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은 ‘폭염 살인’이다. 공교롭게도 산업혁명 이후 가장 기온이 상승했던 2023년에 출간돼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됐다고 한다.
이 책은 제프 구델이 ‘열국 열차’를 타고 한 바퀴 돌아본 달궈진 지구의 모습에 대한 폭염 르포르타주로 알려져 있다. 20년간 기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제프 구델은 지구촌 곳곳의 폭염 실태를 고발하며 기후변화가 몰고 오는 파국적인 결과를 보여준다. 일례로 육상 동물들은 10년마다 약 20킬로미터씩 북상하고 있고 대서양 대구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160킬로미터, 산호마저도 매년 약 32킬로미터씩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한다.
여기 디카시 한 편을 보자.
순록의 뿔,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곳으로
하지만
천 개의 하늘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이별은 하늘색
- 조혜경의 디카시 「그린란드로 가자했다」
이 디카시 한 편이 주는 기후변화로 인한 기후위기의 심각한 정황을 『더위가 당신을 먼저 죽일 것이다!』라는 한 권의 책이 말하고자 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경고에 비견할 수 있다고 말하면 과언인가.
디카시는 디지털 환경 자체를 시쓰기의 도구로 활용한 디지털 시대의 최적화된 새로운 서정양식이다. 디카시는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느낀 시적 감흥을 찍고 5행 이내로 짧게 언술해서 영상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로 순간소통하는 극순간 멀티언어예술로 자리 잡았다.
위의 디카시를 필자는 <오마이뉴스>(20.04.13)에 「어찌 그린란드 순록만의 문제로 그치는 것이겠는가」라는 제목을 소개하며 해설했는데, 주제와 같은 맥락이기에 중요 부분을 아래와 같이 좀 길게 인용한다.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육지가 그만큼 사라지는 현상도 지구 온난화의 폐해로, 동북아시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 문제이다. 그린란드 순록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고 생존 터전을 잃고 있다. 그린란드 순록은 매년 겨울에는 해안가에서 이끼를 먹고, 봄과 여름이 되면 다시 내륙으로 들어가 그곳에서 자라는 북극식물을 먹고 번식한다.
최근 지구 온난화로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으면서 생태계 파괴로 순록이 주기에 따라 북극내륙에 돌아올 무렵엔 딱딱한 식물만 남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순록 또한 디아스포라가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디카시의 영상은 먹이를 찾아 떠난 디아스포라 순록들이 고향 그린란드로 향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순록 뿔의 환유로 영원히 녹지 않는 얼음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순록떼의 장관을 보인다. 이 대목이 정말 놀랍다. 얼마나 웅장한 스케일인가. 그러나 이 디카시에서는 천개의 하늘이 한꺼번에 몰려왔다고 언술함으로써 엉클어진 하늘, 바로 생태환경 파괴를 표상하고 있다.
그래서 디아스포라 순록의 하늘은 이별을 상징한다.
디카시는 생태환경 르포문학이라 해도 좋다. 조혜경의 디카시 「그린란드로 가자했다」는 시인의 환유적 상상력으로 비유적 르포문학을 빚어내었다. 이 한 편의 디카시가 파리 기후 협정이나 탄소중립기본법을 압축적으로 표상한다. 기후위기로 야기된 생태환경의 파괴 현장이나 위기 국면을 디카시로 포착하면 그것은 SNS의 날개를 타고 빛의 속도로 전파된다. 디카시는 영상기호와 문자기호의 멀티언어의 복합문식성으로 보다 생생하게 실시간 쌍방향 소통하기 때문에 그 어떤 문학 장르보다 전파력이 빠르고 강하다.
올 3월 9일 낮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먼 들판 사이, 검은 깃털과 우아한 몸짓의 흑두루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고 JIBS가 보도하며 제주에 잠시 머문 것은 일본에서 북상하던 무리로 추정되는데, 기상이변 때문이라고 한다. 흑두루미는 천연기념물 제228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된 보호종으로 알려진 진객이다. 강창완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장은 "갑자기 비가 몰려온다던가 하면, (흑두루미들이) 이동하다가 되돌아가거나 제주도로 온다는 거죠. 그래서 그때 잠시 머물다가 짧게는 하루 아니면 반나절도 있을 수 있고. 길어봐야 2〜3일 정도. 이후에 오늘 아침처럼 이렇게 날아가버리는 거죠"라며 "이렇게 제주도는 이들 대형 조류의 중간 기착지로서의 역할을 하는 굉장히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 경우 제주 지역의 디카시인이 흑두루미를 포착해서 현장 르포 디카시를 쓴다면 어떻겠는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현대 사진예술 전반 영향을 미치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로서 소형 라이카 카메라 하나를 손에 쥐고 20년 동안 세계 곳곳을 누비며 스페인 내전과 2차 세계대전 등 역사적인 사건들의 결정적 순간을 기록으로 남겼고, 간디 ‧ 피카소 ‧ 사르트르 ‧ 마티스 ‧ 샤갈 등 동시대 위인들의 기록도 사진으로 포착했을 뿐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도 예술로 끌어올렸다. 2004년 8월 브레송이 세상을 떠나자 세계 주요 언론들은 그를 '20세기의 눈', '사진 미학의 교과서', '현대사진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위대한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로 추모했다. 브레송이 지금 생존해 있다면 아마 포토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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