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러진 꽃 / 권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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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4,641회 작성일 15-06-24 20:15본문
자주 유명 배우들의 최근 모습이 보도되어 마음 아플 때가 많다. 젊은 시절 그렇게 아름다웠던 배우였는데, 너무 추하게 변해 버려서 생의 무상함을 더욱 느끼게 되는가 하면, 최고의 권력자가 권좌에서 내려와 초라한 모습으로 말년을 보내는 모습 또한 같은 맥락이다.
“人無十日好(인무십일호)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 月滿卽虧(월만즉휴) 權不十年(권불십년)”. 사람의 좋은 일은 10일을 넘지 못하고, 붉은 꽃도 아름다움도 10일을 넘지 못하고, 달도 차면 기울고 권력 또한 10년을 넘지 못한다. 만고불변의 진리다. 유명배우나 권력자 대부분은 자연의 이치를 거슬러 억지로 자리를 지키려 하다가 더욱 뒤틀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로병사는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의 운명인데, 이걸 억지로 벗어날 수는 없다. 한때는 눈부심이었고, 향기였던 생이 현재에도, 미래에도 영원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우리 삶인 걸 어떡하겠는가. 영원한 젊음을 유지시켜주는 불로초는 이 세상에 없다. 젊음도 명예도 권력도 부도 다 흘러가는 것이다. “지금 어드메쯤/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그분을 위하여/묵은 이 의자를 비워 드리지요”라는 조병화의 <의자>라는 시구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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