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꽃사람 - 김영빈 >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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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사람

          - 김영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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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가 꽃을 굴려 꽃사람을 만든다.
검불을 가져다 손발을 삼고
벌, 나비 데려다 얼굴을 꾸밀거다.
짓밟고 뽑아내는 사람들이 뭐가 좋다고
사람 닮은 꽃덩이를 자꾸자꾸 굴린다.

‘민들레’를 이르는 말은 여러 가지다. 그 가운데 ‘포공영(浦公英)’이라는 이름은 꽃이 피기 전의 민들레를 일컫는 이름이다. 중국 연변에 남아있는 민들레 관련 설화에 포공영은 왜구의 침입에 맞서 싸우다 전사한 어느 사내의 이름으로 전해진다. 홀로 남겨진 채 절개를 지키다 죽었다는 그의 아내 이름은 ‘민들녀’이다. 모든 꽃 이야기가 그러하듯, 민들레가 오래전부터 우리네 삶과 맞닿아 있음을 말하고자 함이다. ‘짓밟고 뽑아내는’ 몹쓸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지만, 그래도 올 봄엔 저 처연한 노란빛에서 희망을 읽어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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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창신대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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