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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시간이 도착하는 곳 - 조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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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24,434회 작성일 15-07-2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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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모든 시간은 쏜살같다. 화살이야 목적한 과녁을 향해 날아가는 것이라지만 사람의 시간이야 어디 그런가. 때로는 모든 시간이 당신을 향해 있고 당신을 위해 쓰겠노라던 영원의 맹세도 저 쏜살같은 형상으로만 남기도 하지 않던가. 하여, 부질없음과 영원 사이에서 방황하는 일 또한 사람의 숙명인 것이어서 사는 일이란 늘 지나가고 지나가는 일인 것이다. 내 마음과 달리 당신이 나를 지나가거나 내가 당신의 삶을 지나가거나 수없이 많은 나와 수없이 많은 당신이 저 팽팽한 시간을 잡고 흘러오고 흘러가는 것이다.

시인은 그 지점을 ‘초록역’이라 하겠단다. 역처럼 잠시 교차했던 나와 당신의 지나간 시간, 우리 삶의 교차점을 ‘초록역’이라 써두겠단다. 나 홀로 돌아가 도착할 막다른 시간에 이른다 하여도 초록역이 있어, 무럭무럭 우거지고 있는 역이 있어 우리의 삶은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저 팽팽한 시간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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