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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고독 - 조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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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4,834회 작성일 15-05-1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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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정체가 완연하다. 천지간에 황량한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니 말이다. 천지간 그 사이에 있는 우리가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더 외로워하는 것은 기온 차에 의한 땅과 하늘 사이의 거리감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이라는데, 원래 인간의 모든 욕망과 결핍의식은 분리로부터 오는 것이고 보면 맞는 말이지 싶다.

그렇기에 지상의 모든 고독은 자생적이라 해도 되겠다. 만남은 있었다는듯하나 아직 이별을 만나지 못했다는 독거, 이렇듯 지독한 고독이 타의적이라면 저 광활한 결핍을 어찌 견디겠나. 하여, 좀 일찍 동안거를 준비해도 좋을 계절이다.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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