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3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수상작 19편 > 공지사항

2020 제3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수상작 19편

대상

묵언

울긋불긋 허공 흔들던 연등

절마당에 내려 앉으면

머리 깎은 스님의 화두 같이

세속 인연 훨훨 벗고

선정에 든 무채색

-유홍석(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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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

냉전중

찬바람 일으키며, 쌩

그늘지게 돌아앉아

불러도 대꾸 없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녀의 침묵

- 김종순(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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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 1

왕두꺼비집

할머니는 왕두꺼비집에 산다

두껍아 두껍아 노래를 부르면

풀이 올라와 잔바람에 몸을 비비고

손등 위로 따스한 햇살이 포개진다

- 심규성(영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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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2

뿌리 앞에서

보는 너희가 힘든 거 안다

어쩌겠니

니 아버지 평생을 저러고 사셨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성미(인제군)

장려1 

 

세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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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을 살았든

똑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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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식어버린 날개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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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현숙(구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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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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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품

사라진 반쪽은 누가 먹었을까?

가난의 바닥을 긁다

닳아 없어져 버린

어머니의 세월

- 오미경(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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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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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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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머리에 흙 묻은 얼굴이어도

주먹만 한 것들이라 무시당해도

입 크게 벌리고 껄껄 웃어 넘긴다

누구나 흙밭에 뒹굴다 가는 인생

한바탕 웃으며 살다 가라고 저리 웃는 것이다

-이종섭(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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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4

 쪽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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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하늘

밤새 항해를 하느라 고단했구나

나뭇잎 침대에

잠시 몸을 뉘어보는 하현달

미끄러질까 위험하다

-강현수(광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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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려5

 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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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정확하게

온통 검디검은 모습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는 너, 어쩌면

내 밖의 네가 진짜인지도 모를

-김부회(김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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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1

엄마 생각

바다에 가면 바다 내음이 나고

산에 가면 숲 향기가 나는데

엄마 냄새는 그리울 때마다 난다

-이은솔(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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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2
 
마법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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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앞 천년바위

광대뼈 슬그머니 끌어올리며

한 말씀,

당신은 세상 최고의 미인!

- 홍미애(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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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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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행修行자 ?

말없이 천년을 바위에 앉아서

물결만 바라보고 거품만 세는

뿔도 코뚜레 없는 칡소 한 마리

묵언默言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데

꼬리는 순간을 참지 못하네

-최재우(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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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4

복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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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가난한 사람들

오종종 매다는 부적에

하얗게 세는 머리

- 이점순(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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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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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공양

놓인 곳 어디든 그곳이 내 집

오늘은 절간 귀퉁이 그곳이 내 집

사람들 무겁게 들고 와 버리고 간 잡념

빗질 몇 번으로 깨끗이 치워주니

보살님 웃으며 꽂아 준 꽃 공양

- 남대우(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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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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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변항 멸치털이

마지막 도약은

그리 높지 못했다

그물 위에서 마지막 發樂

찰나의 멸치꽃

피었다 지는데

- 조영진(기장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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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7

헌 신

당신을 마주할 때마다 허리를 굽힙니다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

군데군데 흔적들은 헌신적인 그대 모습

고마운 마음을 드려 허리를 굽혀봅니다

- 김종인(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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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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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집

내년 봄 담은 수백 개의 압축파일이다

곧 전송할 테니

마우스로 열 생각 하지 마

때 되면 알아서 열리는 자동파일이야

- 박소영(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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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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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서가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책들이 겹겹이 쌓인

세월의 저 서가에는

얼만큼의  시간이  꽂혀 있을까

내 인생은

하마 몇 쪽의 분량이나 될까

-이인철(제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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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선10

백설기 한 판

울 엄니 요즘

통 소식 없으시더니

간밤에 몰래

백설기 한 판 놓고 가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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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석춘(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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