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이병주국제문학제 디카시 공모전 당선작 18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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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영 댓글 0건 조회 79,082회 작성일 16-09-07 11:54본문
최우수 1편
지리산 시집
이철웅(경남 창원)
지리산이 쓴 제 시를 시집으로 묶어 팔고 있는 책방을 알고 있다.
시를 읽지 않는 것은 사시사철 꽃피는 동리나 꽃지는 현대나 마찬가지다.
마수걸이조차 못한 채 산그림자 내려와 오래 침묵하다 돌아간다.
우수 2편
펜의 힘
이승재(부산광역시)
권위를 세운 것도 아닌데
칼날을 세운 것도 아닌데
진실이 올곧게 서는 直筆의 힘
하동 가는 길
김희정(서울시)
섬진강은 구불텅구불텅 흐르면서
온 논두렁 물을 죄다 상관한다
무얼 좀 막아보려 해도
그 틈에 끼어드는 푸른 것들은
그냥 하동으로 간다
장려 5편
하동 재첩
이재성(경남 창원)
하동하동 하동거리지* 않으면
섬진강 가을 건져 돈 만들 수 있는 감?
재첩 앞에 하동은 지명이 아니다
종일 바쁜 동사를 등짐지고 사는 어머니.
*하동하동, 하동거리다 : 갈팡질팡하며 다급하게 서두르다는 말.
용감한 한 끼
한나영(경남 창원)
진실 앞에 사람들이 귀 막고 물러서는데
비둘기 한 마리 바짝 다가가 기다린다.
따뜻한 한 끼를 위해 용맹 일보 눈치 이보 전진하며.
만년필
이시향(부산광역시)
당신 손에 붙잡혀
만년을 쓸 것처럼 살았던
행복한 손길이 그리워
문학관에 홀로 서서
Feel이 오는 손님 기다립니다.
나와 할아버지
박해경(울산광역시)
물레방아 돌아가듯 세월은 흘러도
할아버지 모습은 변함이 없고
남기고 간 이야기들은
소설 소설 전해져 글 자취를 따라
이곳으로 오게 됩니다.
섬진강 오페라 하우스
심진표(경남 고성)
하동포구 80리 오케스트라
재첩 향연이 가득합니다
눈시리게 밀려오는 물살과 햇살
어머님 젖줄 닮은 풍요와 사랑이
섬진강 지천을 오늘도 흘러갑니다
장려 10편
동행
박명희(울산광역시)
내 몸이 늙어 이가 빠지고
눈이 보이지 않아도
당신과 함께라며
지옥이라도 좋겠네!
비밀
정유미(경남 하동)
섬진강 모래밭에
내 보물들 풀어놓고
행복한 시간이랑
강물이랑 같이 논다
하동시장
박선준(전남 목포)
우리 할매 지고 온 고구마 포대 같은
이울 줄 모르고 밝은 한가위 달빛 같은
갓난아기 품고 온 큰누나 가슴 같은
서녘 노을 물드는 코스모스 꽃잎 같은
배웅
반혜정(경남 고성)
지리산 벽소령 골짜기
빨치산과 토벌대 젊은이들을
외면 못해 걸어둔 하얀 손수건
바람한 줄 없이도 흔들리는
저 , 시린 아픔
섬진강
김명아 (대전광역시)
골골이 울렁울렁 울다가 만나
지리산 안고 돌다
목이 쉬어 소리도 못 내고
눈물로 흐르는 섬진강
십리향
최유진(충남 아산)
곡우에 내린 비가 고랑을 타고
쌍계마을 십리길 구석구석 스며드는 날이 오면
빗물에 젖은 찻잎은 솜털 흔들며 기지개하고
스님들의 광주리는 어느새 그득해져
차향을 맡은 이들의 발걸음은 산사로 향하네
승천운(昇天雲)
김완수(전북 전주)
뱀사골 물 길어다가
잿밥 잘 지은 걸까
지리산 어느 굴뚝에서
이무기가 용 되어
하늘로 모락모락 오른다
흐르고 흘러서
변창민(강원도 평창)
누가 불러서 온 게 아니다
오다 보니 여기였다
누가 억지로 떠밀어서도 아니다
오고 나니 여기더라
하동에 가면
강영식(충북 청주)
섬진강이 물결도 없이
물비늘을 세우며 반짝일 때가 있지
바람도 없이 지리산 나뭇잎이
사각사각 소리를 낼 때도 있지
하동이 당신에게 말을 건네는 방법
북천역
이범요(경남 창원)
정지 화면 같은 저 환한 영토
저물어 가는 풍경 한 편
저 너머 북천이 있다
입상하신 모든 분들께는 축하를
응모해주신 모든 분들께는 감사를
이병주국제문학제 제2회 디카시 공모전에 응모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사진 용량이 많아
화면이 가끔 배꼽처리 되어 잘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화면을 다시 클릭하시면 제대로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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