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의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는 무분별한 강좌 및 유사 자격증 과정 개설에 대한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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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314회 작성일 25-08-11 23:04본문
2004년 경남 고성에서 지역 문예운동으로 시작된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감흥, 충동)을 스마트폰 내장 디카로 찍고 짧게 언술해서 사진기호와 문자기호를 하나의 텍스트로 SNS를 활용 실시간 소통하는 극순간 멀티언어예술로서 디지털 시대 최적화된 서정양식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디카시는 디지털 환경 자체를 시쓰기의 도구로 활용하며 테크놀러지와 예술, 테크놀러지와 인간이 만나는 테크아트, 테크휴먼 현상의 한 표상으로 시대정신(Zeitgeist)을 양식한 것입니다.
2016년 국립국어원의 우리말샘에 문학용어로 공식 등재되었으며, 2018년부터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수록되는 등, 한국 문학사의 새로운 이정표로 자리매김해 왔습니다. 또한 디카시는 K-리터러처를 대표하는 글로벌 문화콘텐츠로 발전하고 있으며, 미국·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한글과 한국문화를 알리는 창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학적, 문화적 성과는 디카시가 공적 담론 속에서 정체성을 지키며 꾸준히 발전해 온 결과입니다. 그러나 최근 디카시의 이러한 성과에 편승하여 디카시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디카시 명칭만을 차용한 무분별한 강좌와 유사 자격증 과정이 개설되는 등, 디카시를 사적 이익 취득의 수단으로 이용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강좌나 자격증 과정이 디카시의 본질적 특성인 사진기호와 문자기호의 자율적 이중구조, 그리고 디지털 시대 감성의 멀티언어성을 도외시한 채, 기존 시 교육이나 문예창작 강의와 혼동하여 디카시를 일반 시의 아류처럼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디카시의 정체성과 미학적 가치를 훼손하는 이른바 ‘짝퉁 디카시’(사진시 포함) 양산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디카시는 단순히 사진에 시를 붙이거나, 시에 사진을 덧붙이는 형식이 아닙니다. 디카시는 시적 충동과 함께 사진기호와 문자기호로 동시에 표현하는 창작의 시적 사건이며, 이는 단순한 이론적 배경 없이 누구나 쉽게 흉내낼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이에 한국디카시인협회와 함께 디카시문예운동을 주도해온 한국디카시연구소는 다음과 같은 점을 분명히 밝힙니다.
1. ‘디카시’는 공적 장르로 누구나 창작하고 교육 활동도 할 수 있지만, 디카시의 정체성을 왜곡하거나 상업적으로 악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합니다. 디카시의 본질과 창작이론, 교육철학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디카시 강좌를 개설하거나 타인을 지도하는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러한 무분별함을 가릴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디카시를 사랑하고 창작하고자 하는 마니아 여러분의 냉철한 판단에 의한 선택이 있어야 할 것으로 봅니다.
2. 한국디카시연구소는, 공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한국디카시인협회가 경남정보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개설한 디카시창작지도사 과정(전국 온라인·4급, 3급, 2급, 1급 과정) 외의 모든 유사 자격증 과정은 공식 인정 대상이 아님을 밝힙니다.
3. 근자에 디카시를 모방한 유사한 시도들이나 짝퉁 디카시가 우후죽순처럼 범람하는 현상은 단순한 유행의 파급 효과를 넘어서, 디카시가 디지털 시대에 최적화된 극순간 멀티언어예술의 새로운 서정 양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반증하는 중요한 문화적 징후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만, 이는 분명히 경계해야 합니다.
4. 디카시가 사적인 이익이나 명예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국문학의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적 표현이자, 전 세계에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알리는 문학적 창구로 기능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한국디카시연구소는 디카시의 본질적 가치와 문학사적 의의를 지키며, 공적 담론 속에서 디카시의 세계화와 정체성 수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디카시를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의 깊은 이해와 협조를 간곡히 요청드립니다.
2025년 8월 11일
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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