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경남고성 국제 한글디카시공모전 수상작 2(입상 2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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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em 댓글 0건 조회 75,239회 작성일 19-06-07 10:21본문
입상1
발레리나 /김혜경(울주군)
두 팔 벌려
빙그르 빙그르
춤을 추네
어둠도
멋진 선율이었네.
입상2
명예퇴직 / 김지민(화성)
오르락내리락
한 세월 들숨과 날숨 길어 올리다가
지금 여기에
쌉싸름한 쉼과 나란히 서있다
입상3
아내의 발품 / 지한규(광명)
한 푼이라도 아끼겠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는
아내의 주름진 망설임과
야윈 손끝의 떨림은
내 가슴 두드리며 저며온다
입상4
오월 / 김형철(고성)
꽃이다
꿈꾸는 꽃이다
우주를 끌어 당기는
무한의 꽃이다
입상5
풍선 / 김영호(부산시)
바람님 오시는 날 소지(燒紙)처럼
봄날에 흩날리는 홀씨처럼
하늘밭에 뿌리는
소망의 씨앗.
입상6
대기발령 / 강옥(울산)
일찍 승진한 팀장님도
팀장 한 번 못해보고 명퇴한 차장님도
결국 같은 길로 갔는데
나는 누나닭집이라도 차려야 하나.
입상7
할머니 / 허진호(경주)
손 많은 집의 흔한 딸로 태어나
서둘러 가난한 집에 시집 왔다
짧은 입맞춤에 단물 다 빨리고
세상 풍파에 묻혀 살았으나
인사만 건네도 환한 웃음을 짓는 할머니
입상8
사기(史記) / 박종민(의정부)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
있어도 없는 척
오백년 동안 꿋꿋하게
온몸으로 쓴 기록
입상9
노부부의 키스 /박영녀(부천)
수천 번의 익숙한 놀이
약속한 듯 코는 부딪치고
어색한 시선은 콧등만 바라보는
막다른 골목 첫눈 같은 입맞춤
숨죽이던 수천 개의 심장이 일제히 눈을 감는다
입상10
환생 / 제민숙(고성)
아버지 보고파 기도했듯이
먼저 와 환히 반겨주시네
'얘야 걱정말거라
네 정성 하늘에 닿아 있으니'
입상11
세상에서 가장 슬픈 꽃은 / 김옥순(부천)
활짝 웃으며 초상집 가는 꽃이다.
입상12
나빌레라 / 노병희(부산)
너 거기 있어라
나 거기 가리니
대숲 고요해 지니
바람 발 돋움 하누나
하늘 끝 못가도 좋을 날개 짓 얹어...
입상13
둥지 / 황정혜(중국 길림성 연길시)
나는 공부하러
베이징으로 날아가고
아빠 엄마는 돈 벌러
한국으로 날아갔다.
입상14
잔인한 4월 / 안은정(부산)
민간인들의 4.3항쟁의 붉은 희생
막 피어나려는 꽃송이들의 세월호 희생
민주주의를 외치다간 4.17 피빛 희생
잔인한 4월, 그 잔재 위의 님들께
하얀 꽃다발 한아름 받치옵니다
입상15
수상가옥 / 김향숙(서울)
나라도 없고 발 디딜 땅도 없어
물 위에 지도를 그리며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난민들
저 집에 불러들여 살게 하고 싶은
물결 타는 집
입상16
천사를 보았다 / 정원철(사천)
뻥! 뻥! 좁쌀 한 되면 한 자루가 되는
그런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루 벌어 하루 살지만
보는 사람마다 입맛을 다시게 하는
당신이 천사다
입상17
안내방송 / 김유진(진주)
동민 여러분 오늘은 갈전초등학교 운동회 날입니다.
젊은 사람은 걸어서 가고
어르신들은 제가 경운기로 모시겠습니다.
만국기보다 고운 옷 차려입고 오십시요잉
이상, 송백마을 이장입니다
입상18
바람 / 김인석(과천)
그 놈이 나타났다
천둥번개 몰고다니며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 알 길 없지만
서슬퍼런 발톱이 할퀴고 간 흔적만 또렷하다
입상19
정지선 / 심민주(김해)
목표를 향한 끝없는 도전
새로운 세상에 대한 호기심
도약을 위한 아름다운 쉼
입상20
집착 / 강정구(울산)
아직 인가요...
이젠 놓아 주세요.
얼마나 더 아파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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