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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눈 - 김종태

작성일 15-06-09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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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영 조회 18,63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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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 첫, 만큼 신성한 말이 또 있을까. 숫처녀 숫총각이 그렇고 첫사랑, 첫아이가 그렇듯이 아무 경험도 없는 순수한 세계를 지니고 무한한 꿈을 꾸거나 나 아닌 타자가 마치 나인 듯 행복 충만으로 채워가게 되는 첫사랑이나 첫아이와 만나는 일, 그것이 바로 숫이거나 첫이다. 그런 만큼 이 숫이나 첫처럼 두려운 말은 없다. 처음이기 때문에 순수하나 부족하여 긴장하게 되고 성심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무거운 말이다. 영원할 것 같은 사랑인데 끝나게 되면 어떡하나, 검은 세상에 내 아이가 물들지나 않을까 노심초사 조심하게 만드는 이 숫과 첫.

시인의 가슴도 그렇다. 아무도 밟고 가지 않은 저 깨끗한 숫눈처럼 살고 싶어 한다. 초심으로 돌아가 생애 처음 대하는 시 인양, 살이 인양 모든 것들을 두려움으로 대하고 설렘으로 대하는 시인의 길, 마땅히 한 해 한 해 그리 가야 할 길을 시인은 새해 첫 달에 새겨 보는 것이다.
-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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