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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김명원

작성일 15-06-09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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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영 조회 17,43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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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낙화를 지는 꽃이라 했나. 꽃은 져도 꽃이다. 보라. 떨어진 꽃이 아니라 떨어져서 핀 꽃이다. 한 번은 허공에 피고 한 번은 땅에 핀 것이다. 저렇듯 의연하고도 붉은 동백을 어찌 졌다 할 수 있겠는가. 어찌 이리도 쉬이 지고 만단 말인가.

아마도 시인은 저 ‘냈더니’ 란 어구를 이어 위와 같이 말하고 싶었으리라. 사람 사는 일이 녹록지 않듯 꽃 또한 만만한 시간을 건너와 만개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상 사는 일이 욕되고 부끄럽고 짓무를 만큼 흡족치 않고 모자랄지라도 부여받은 생을 살아내고 피워내야 하는 것과 같다. 그런 삶이, 꽃이 피었다 싶으면 하릴없이 되거나 지고 마는 것이다. 이렇듯 낙화만큼 허망한 것이 또 있을까.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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