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확 신작 디카소시집
작성일 15-05-21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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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기영 조회 14,504회 댓글 0건본문
그리움
홀로 감당해야 할 그 거리만큼 먼 너와 나 사이
오직 순수한 기억처럼 길게 뻗어난 물풀 하나
풍력발전기
이제 날 움직이는 건
보아도 보이지 않는
저 세찬 밀물 같은 고독,
만져도 만져지지 않은
저 거센 바람 같은 그리움뿐
신발
행여 바닥을 벗어날까
추우나 더우나 늘 바닥에서
먼 길 떠나는 행자를 기다리며
바닥잠 청하는 털신 한 켤레
생활
아무런 부끄럼도, 한 점 후회도 없이
캐캐묵은 슬픔의 속옷가지 빨래들을
골목에 내다 널어 말리고 뒤집으며
다시 혁명을 꿈꾸고픈 날들이 있다
당부
아가, 밥은 제때 먹고 다니니? 잠자린 또 어떻고?
이 어민 국수 한 그릇 정화수처럼 앞에 두고
너희 안부를 물으며 주책없이 목이 메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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