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3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수상작 19편
작성일 20-07-02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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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제3회 경남고성 국제한글디카시공모전 수상작 19편
대상
묵언
울긋불긋 허공 흔들던 연등
절마당에 내려 앉으면
머리 깎은 스님의 화두 같이
세속 인연 훨훨 벗고
선정에 든 무채색
-유홍석(제주시)
최우수
냉전중
찬바람 일으키며, 쌩
그늘지게 돌아앉아
불러도 대꾸 없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그녀의 침묵
- 김종순(용인시)
우수 1
왕두꺼비집
할머니는 왕두꺼비집에 산다
두껍아 두껍아 노래를 부르면
풀이 올라와 잔바람에 몸을 비비고
손등 위로 따스한 햇살이 포개진다
- 심규성(영주시)
우수2
뿌리 앞에서
보는 너희가 힘든 거 안다
어쩌겠니
니 아버지 평생을 저러고 사셨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성미(인제군)
장려1
세 날개
어떤 생을 살았든
똑 같구나
온기 식어버린 날개의 무게
-권현숙(구미시)
장려 2
유품
사라진 반쪽은 누가 먹었을까?
가난의 바닥을 긁다
닳아 없어져 버린
어머니의 세월
- 오미경(진주시)
장려3
웃는 인생
까까머리에 흙 묻은 얼굴이어도
주먹만 한 것들이라 무시당해도
입 크게 벌리고 껄껄 웃어 넘긴다
누구나 흙밭에 뒹굴다 가는 인생
한바탕 웃으며 살다 가라고 저리 웃는 것이다
-이종섭(고양시)
장려4
쪽잠
넓은 하늘
밤새 항해를 하느라 고단했구나
나뭇잎 침대에
잠시 몸을 뉘어보는 하현달
미끄러질까 위험하다
-강현수(광양시)
장려5
묘사
이렇게 정확하게
온통 검디검은 모습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는 너, 어쩌면
내 밖의 네가 진짜인지도 모를
-김부회(김포시)
입선1
엄마 생각
바다에 가면 바다 내음이 나고
산에 가면 숲 향기가 나는데
엄마 냄새는 그리울 때마다 난다
-이은솔(제주시)
입선2
마법의 시간
그녀 앞 천년바위
광대뼈 슬그머니 끌어올리며
한 말씀,
당신은 세상 최고의 미인!
- 홍미애(울산시)
입선3
수행修行자 ?
말없이 천년을 바위에 앉아서
물결만 바라보고 거품만 세는
뿔도 코뚜레 없는 칡소 한 마리
묵언默言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데
꼬리는 순간을 참지 못하네
-최재우(서울시)
입선4
복채
마음 가난한 사람들
오종종 매다는 부적에
하얗게 세는 머리
- 이점순(대구시)
입선5
꽃 공양
놓인 곳 어디든 그곳이 내 집
오늘은 절간 귀퉁이 그곳이 내 집
사람들 무겁게 들고 와 버리고 간 잡념
빗질 몇 번으로 깨끗이 치워주니
보살님 웃으며 꽂아 준 꽃 공양
- 남대우(부산시)
입선6
대변항 멸치털이
마지막 도약은
그리 높지 못했다
그물 위에서 마지막 發樂
찰나의 멸치꽃
피었다 지는데
- 조영진(기장군)
입선7
헌 신
당신을 마주할 때마다 허리를 굽힙니다
나와 함께 했던 많은 시간들
군데군데 흔적들은 헌신적인 그대 모습
고마운 마음을 드려 허리를 굽혀봅니다
- 김종인(중국)
입선8
알집
내년 봄 담은 수백 개의 압축파일이다
곧 전송할 테니
마우스로 열 생각 하지 마
때 되면 알아서 열리는 자동파일이야
- 박소영(대전시)
입선9
세월의 서가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책들이 겹겹이 쌓인
세월의 저 서가에는
얼만큼의 시간이 꽂혀 있을까
내 인생은
하마 몇 쪽의 분량이나 될까
-이인철(제주시)
입선10
백설기 한 판
울 엄니 요즘
통 소식 없으시더니
간밤에 몰래
백설기 한 판 놓고 가셨네
- 장석춘(세종시)
댓글목록
관리자�em님의 댓글
관리자�em작성일
작품을 올리는 과정에서 일일이 문자를 입력하다보니
오타가 난 작품이 있었습니다
빠르게 수정을 했어야 했는데 늦어진 점 송구합니다
앞으로는 좀 더 신중을 기해
정확하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