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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 박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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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8,723회 작성일 15-06-2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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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뭍에서 떨어져 혼자 외롭게 물속에 갇혀 있다. 섬은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다. 한 곳에 고정되어 있는 존재만 섬이라고 생각한다. 나무 같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만이 섬이라고 생각한다. 어디든지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우리는 섬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움직인다고 섬이 아닐까? 시인은 움직이는 건 다 섬이라고 말한다. 내가 너의 곁에 가도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면 너도 나도 모두 섬이다.

 

 

 

오죽했으면 시인 류시아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라고 했을까. ‘너와 나 사이’, ‘나와 너 사이’에는 닿을 수 없는 실존적 거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리운 것이다. 지음 고사에 나오는 거문고의 달인 백아도 섬이었다. 백아는 자신의 음악을 정확하게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서 외로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자신의 음악을 제대로 알아주는 종자기를 만난다. 백아는 종자기가 있어 거문고를 이제야 제대로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의 물이 파도로 몰아와서 종자기는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백아는 종자기의 무덤을 찾아 슬픈 곡을 연주하고는 거문고 줄을 끊어버렸다. 다시 백아는 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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