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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을 숙주 삼아 - 김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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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2,539회 작성일 15-07-27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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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생명을 가진 것들이 살아내는 데 벼랑 아닌 곳이 있던가. 더욱이 그 벼랑이 가장 적합한 삶의 터전이라는데 살이의 비의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각 생명의 능력에 맞게 벼랑은 천차만별로 작용하는 것이어서 든든한 버팀목이거나 숙주이거나 때로는 절박하고 아찔한 단애가 되기도 한다. 능소화는 난간이라는 벼랑을 배경으로 살아갈 때 제 몫의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라면 사람에게는 평평하나 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 땅을, 혹은 어느 곳이든 평평한 곳을 숙주 삼아 살아갈 때, 생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여, 생명에게 있어 벼랑이란 생명 본연의 존재를 가장 빛나게 하는 곳이기도 한 것이다.

자연은 모든 생명을 향하여 결코 온유하거나 배려하지 않을 뿐 아니라 때로는 폭압적이기까지 한 까닭이다. 그러므로 생명이 자연 속에 존재한다는 그 자체는 ‘위태롭지 않으면 꽃이 아니’라고 환기시킨 시인의 역설과도 같은 것이다.

 

[최광임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역설적인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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