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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얼굴 - 김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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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6,488회 작성일 15-06-2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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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자연 앞에 속수무책의 비극으로 뭉개진 모계의 이야기가 있다. 슬픔이라고 표현하기 이전의 고통, 그 자체이다. 바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삼켰고 언니는 파도처럼 거품을 게워냈으나 뒤집힌 배를 삼킨 바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돌려보내 주지 않았다. 그렇게 모녀는 통한에 젖은 세월을 보냈다. 달의 계보로 이어지는 여성의 삶이, 나의 삶이 동화 같은 현실을 잇고 있다.
인간은 자연 앞에 이렇듯 속수무책이다. 우리가 자연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많은 일들은 지금도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세월호의 참사가 그렇고 네팔의 지진 피해가 그렇다. 인간이 자연 앞에 좀 더 겸손해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명사회의 가장 큰 비극은, 자연은 자연의 이치대로 움직인다는 것을 잊고 사는 행위이다.

 

-최광임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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