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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미 신작 디카소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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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기영 댓글 0건 조회 1,960회 작성일 15-05-21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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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꿈

 

 

이런 창을 가진 남자와 사귀고 싶다
푸른 바다와 하늘이 끝없이 입 맞추며 질주하는 
그 무한에 건배하며 나를 던지고 싶다
내가 사는 이 도시는 너무나 비좁고
숨이 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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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양

 

매일매일 만나면서도 언제나 처음인 듯 
놀라 고동치며 바라보게 되는
황혼녘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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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

 

 

끝도 없이 ‘나무아미타불’ 기도하는
저 간절하고 어여쁜 꽃송이들을 보라
부처님이 언제 오시나 어디쯤 오시나
곱게 단장하고 마중 나온
울 엄마, 울 할머니, 울 이모 얼굴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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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을 베끼다

 

 

푸른 버스를 타고 오늘은 백석역에 내렸네
쓸쓸히 혼자 소주를 마시며 백석을 베끼네
내가 시집나무 숲으로 자꾸만 숨어드는 것도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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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아줌마

 

 

내 생의 대부분을 생선 팔고 다듬는 것으로 보냈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나는 없어지고
내 이름도 없어지고
사람들은 모두 나를 생선아줌마라 부르네 

 


-<반년간 '디카시' 통권 15호>

 


김상미  부산 출생. 1990년 《작가세계》로 등단.
        시집 『모자는 인간을 만든다』 외. 박인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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